아이와의 대화 #1 - 학교이야기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듬직한 첫 아이.

 

중학교 보내고 나름 많이 성숙해졌어요.

 

그랜드 호텔에서 오은영 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는데 문자가 왔어요.

 

 

'학생이 정당한 교사 지시에 불응하거나 불공손 태도로 벌점 5점

받았습니다. '

 

순간 강연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아이의 폰으로 문자를 보냈어요.

 

'무슨 일이니? 혹시 힘든 일 있었니?'

 

본 수업이 끝나고 문자가 왔더라구요.

 

'아니야. 집에가서 얘기해 줄께'

 

아이가 집에 도착하기를 내내 기다렸습니다.

 

5시 넘어서 집으로 돌아온 아이를 불러 물어보았어요.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체육선생님께 짜증을 냈어."

"왜?"

"체육시간에 축구를 했는데 벤치에 앉아 있던 아이들 중에

한 아이가 수건에 물을 턴다고 하다 물방울이 앉아 있던 아이 눈에

들어갔어. 그래서 내가 반장이라서 달려가 괜찮냐고 물었지."

"그런데?"

"선생님께서 거기는 괜찮으니 필드로 가서 play 하래.

그래서 선생님께 친구가 다쳤다고 했어.

그래도 play 하래.

화가 나서 옷을 던졌어..."

"니가 잘못했네. 어른한테 그런 행동은 좋지 않은 행동이야."

"그럼 어떻게 해. 내가 반장인데 친구들 챙겨야하잖아. "

 

하며 울어버립니다.

 

휴~ 그 상황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을 아이가 그려지더군요.

 

우선 그 아이를 달랬어요..

 

"니가 왜 그런 행동했는지 알지...하지만 체육선생님이 하라고 하시는대로

하지 그랬어. 그 상황에 play 하다 말고 나가는건 아닌 것 같애.

니 마음은 알겠어. 친구들을 챙겨야하는 니 마음도..

그리고 선생님께 그런 행동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애."

 

부모 입장에서 '요녀석이 어른한테 버릇없이 행동했네' 라고 생각이 들어

혼꾸녕을 내줄랬더니 울어버리니 어쩔 수 없네요.

 

한참을 얘기했습니다.

 

친구를 챙겨야한다는 책임감에 자신이 하던 일을 놓고 달려왔으니

지금 무엇이 더 중요한 일인지 판단이 서질 못했나봐요.

 

아직 배워야할 것이 많은 우리 큰 꼬맹이.

 

앞으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나가길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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