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

안동, 서애 류성룡의 병산서원에 가보자.

"병산서원 방문기록"

 

 

가을로 접어든 아침은 이제 공기가 쌀쌀하다. 벌써 가을이 느껴지는 하늘은 청량하기만하다. 오전 집안에서 볼일을 마치고 가까운 병산서원을  다녀오기로 했다. 5년 전에 여기로 이사온 후 병산서원에 혼자 가봤다. 

그때는 사람들도 별로 없어서 고즈넉하고 따사로운 햇볕에 앉아 만대루를 통해 저 멀리 산과 낙동강을 바라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고 많이 알려진 탓인지 아니면 가을 여행객들인지 방문객들이 예전보다는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 

병산서원은 집에서 10분 거리. 하회마을 가는 길에서 더 가면 산길이 나오는데 하회마을 입구를 지나 2~3분후 아스팔트가 끝나고 흙길이다. 이런.. 엊그제 태풍으로 비가 와서인지 흙길이 젖었다 .물이고인 흙길에서 거의 거북이 속도로 기어갔다. 산길따라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며 가다보면 병산서원이 있는 몇 집 안되는 작은 마을이 나온다. 

입구에서 차가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놓았고 따로 주차장에 차를 놔두고 걸어가야 한다. 걸어서 7~8분만에 병산서원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 노출을 너무 많이 했나보다. 너무 눈이 부시게 사진을 찍었다. 병산서원 들어가는데 민박집도 있고 공방도 있는데 커피도 파는 작은 카페다. 병산공방에는 도마를 제작한다. 밤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벗나무 등 여러 나무로 제작을 하나보다. 사진촬영금지라고 적혀있어서 자세히 찍지는 못했다. 

병산민속식당도 있다. 여기 꽃들은 모두 나팔꽃을 닮았다. 아니면 호박꽃을 닮았을지도.

병산서원이 보인다. 주변 잔디밭과 정원은 잘 관리가 되어 있다. 산새가 아주 기가 막히다. 보이는 곳곳마다 풍경이 나를 사로 잡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 풍경을 담고 싶어 찍고 또 찍고 자리를 바꿔가며 열심히도 찍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단체로 온 사람들이 나오기를 조금 기다렸다 들어가기로 했다. 입구쪽에서 산새를 보다보니 잔디밭에 병산서원에 대한 짧은 설명이 있었다. 병산서원의 건물 구조에 대한 간략할 설명이다.

 

병산서원(사적 제 260호)  

 

서애 류성룡(1542 ~ 1607) 이 선조 8년에 지금의 풍산읍에 있던 풍악서당을 이곳으로 옮겨온 것이 병산서원이다. 류성룡은 선조 때 도체찰사와 영의정을 지냈던 정치가이며 유학자로, 1607년에 타계한 뒤 1614년에 그를 따르던 제자와 유생들이 이곳에 위판을 모시는 사당을 세웠다. 이로써 학문을 연구하는 강학공간과 제사를 지내는 제향공간을 모두 갖춘 서원이 되었으며, 철종14년에 '병산' 이라는 사액을 받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만대루가 보인다. 병산서원에서 빼놓을 수 없다. 만대루에 대한 얘깃거리가 있다. 원래 만대루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의 시인인 "두보"의 시에서 따온 만대(저물 만 晩, 대답할 대 對) 로 지었다. 

 

"푸른 병풍처럼 둘러쳐진 산수는 늦을 녘 마주 대할만 하고

흰 바위 골짜기는 여럿 모여 그윽이 즐기기 좋구나 "

 

만대루를 받치고 있는 기둥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뻗은 나무 기둥이다. 강당에서 바라보는 만대루는 7개의 기둥사이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병풍을 담았다고 한다. 

만대루에서 보이는 정면의 건물은 '입교당' 이다. 입교당은 류성룡 선생을 따르던 제자들과 유생들이 공부하던 강당이다. 병산서원에는 복례문과 만대루를 지나 입교당과 동재, 서재, 그리고 사당이 있다. 

이 곳이 류성룡과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인 '존덕사' 이다. 오른쪽에 있는 또 다른 건물은 제를 지낼 때 필요한 제기를 보관하는 곳이 있다. 

시간을 초월한 듯한 건물의 오래된 나무 기둥과 반질반질한 마루를 보면 그 시절 많은 유생들이 학문을 배우고 더운 여름 날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즐겼을 이곳을 생각하니 감격스러웠다. 병산서원을 나오며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아쉬워 사진을 남겼다. 

기와 위로 보이는 청량한 하늘과 푸른 산을 바라보며 유생들은 열심히 학문에 집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아직 가을이지만 햇살은 뜨겁다. 모자를 챙겨왔으면 좋았을 것을. 따가운 햇볕을 피하려 발걸음을 빨리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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