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특강, 안도현 시인 경북도서관 초청강연

 

 

인문학특강, 안도현시인 경북도서관 초청강연

"안도현시인의 시란 무엇인가? "

 

인문학특강 중 안도현 시인의 초청강연을 듣고 왔어요. 경북도청에 경북도서관이 새로 개관을 했거든요. 임시개관기념으로 안도현시인을 초청하여 시에 대해 작은 특강을 열었답니다. 이번 인문학특강으로 안도현시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시에 대한 그의 소탈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말에 친구의 연락으로 시간맞춰서 갔더니 아직 빈자리가 많았지만 강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지요. 작은 기대감이 생기게 되더라구요. 시를 읽을 때 작가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지 않는 저로서는 시낭독과 인문학특강이 낯설었어요. 

인문학특강 명사초청 시인 안도현 연탄재에서 간장게장까지」제목이 참 좋네요. 강연시간이 시작되고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강연장에 사회자의 소개로 오프닝 공연으로 뮤지컬 배우 '강고은' 씨의 노래로 시작되었어요.  

안도현시인이 오셨어요. 강단에 서서 얘기를 하시는데 첫 느낌이 너무 소탈하시고 꾸밈이 없으신 분이란 걸 알겠네요. 안도현시인의 특강은 안도현시인의 시와 초등학생들이 쓴 시를 보여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시란 대체 무엇이며 시적이라는 마음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하셨어요. 

안도현시인의 작품 1

이 시에서 안도현시인이 '별이 시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걸레가 시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라고 질문을 합니다. 앉아있던 관객들은 대부분 '별' 이라고 하자 안도현시인은 '별' 이 시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고 한다. 별, 꽃, 가을, 단풍 등은 우리가 시적이라고 표현을 할 수 있는 좋은 소재이다. 하지만 걸레, 시궁창 등은 비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너와 나

 

밤하늘에 별이 있다면 

방바닥에는 걸레가 있다.

 

이 시를 적은 시인의 의도는 무엇인가요? 라고 다시 질문을 합니다. 한 남자 관객이 '반짝반짝' 이 생각난다고 했어요. 그러자 안도현시인이 거의 가까웠다며 82점을 주시네요. 안도현시인은 '별도 밤하늘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걸레는 방바닥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별만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걸레가 가지는 역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안도현시인의 작품 2

별을 생각하면 윤동주시인을 떠올리듯이 연탄을 하면 안도현시인을 떠올린다. 안도현시인은 우스개소리로 왜 자신의 인생이 연탄하고 이어졌는지 잘 기억을 하지 못한답니다. 이 시에 나오는 것처럼 연탄 시를 적을 때 연탄의 뜨거움에 대해서 자신의 그 뜨거움을 인간을 위해서 나눠주는 그런 존재로 쓰고 싶었답니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가을을 대표하는 시를 적고 싶은데 무엇이 좋을까? 고민을 했다고 해요. 관객들에게 다시 질문을 해요. 가을을 시제로 쓸려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대부분이 단풍, 코스모스, 추수, 황금들녘 등을 주로 생각하시는데 저는 도토리 숲을 생각했지요. 사람들이 누구나가 생각하는 것은 흉내내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고 안도현시인은 새로운 것을 생각했대요. 옛날 연탄을 피우던 시절에 살았기 때문에 가을이 되면 연탄을 피우기 시작했다는거에요. 그래서 작가는 연탄을 소재로 적었다고 합니다. 

초등학생의 작품 

엄마라는 소재로 쓴 작품 두 가지를 보여주셨어요. 처음 작품은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쓴 시였는데 시의 운율과 시적인 표현을 시를 작성하는 방법에 맞춰서 쓴 작품이라고 하였다.  아래 동시는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쓴 시인데 자유롭고 표현력이 뛰어난 것 같아서 올려봤어요. 제목만으로도 사실적이고 감동을 주는 시였어요.  

 

안도현시인의 작품 3

일반적으로 자연풍경이나 역사에 관한 시들이 많은데 음식에 관련해서 쓴 시는 별로 없습니다. 백석의 시들을 보면 음식이 많이 등장하는데 백석의 시에 영향을 받아 음식에 관한 시를 작성했다고 합니다. 안도현시인이 음식을 만드는 것과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요. 그래서 간장게장을 담그는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간장을 붓고 나서 바로 먹는 것이 아니라 하루이틀 정도 담가놓아야 하고 저녁 어스름이라는 시간을 통과해야만하는 깜깜함을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안도현시인의 시에 대한 생각

시적인 것은 단풍든 오솔길을 걸어가는 것 이런 것들이 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적이라는 것은 우리 생활 주변에 얼마든지 시적인 대상이 많습니다. 예를들면, 가족들이 식탁에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을 때 집게와 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를 생각하고, 집게와 가위를 든 사람은 고기를 언제 어떻게 구워야하는지 고기를 굽는 사람의 감각은 계속 살아있습니다. 시는 그런 것들을 시적으로 표현하면 됩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자세히 보고, 자세히 듣고 해야 합니다.

안도현시인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처 시집「서울로 가는 전봉준 」 을 비롯해 「북항」 까지 10권의 시집을 냈다.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받았다. 

「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 기러기는 차갑다 」 등의  동시집과 다수의 동화를 쓰기도 했으며, 어른을 위한 동화 「 연어 」 는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최근에는 어른을 위한 동화 「 남방큰돌고래 」,「 백석평전 」,「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전주에 살고 있다. 

 

인문학특강 중에 사회자가 읽는 시 제목을 맞추면 선물을 주신다길래 「 무말랭이 」 시를 맞췄더니 「남방큰돌고래 」 책을 선물로 받고 사인까지 받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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